기독교 신앙은 문화와 역사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복음은 모든 세대와 모든 곳에 있는 모든 민족에게 주어졌다. 이것은 기독교를 보편적인 신앙으로 만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보편적인 믿음이 그들의 특성에 관계없이 세계의 모든 문화에서 표현되기를 원하신다. 이것은 신앙의 지역적 또는 상황적 차원을 강조한다. 따라서 기독교는 보편적인 동시에 지역적이다. 기독교의 보편적 차원과 지역적 차원 사이의 역동적인 긴장감으로 인해 상황화(contextualization)가 요구되었다. 기독교가 그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특정 문화와의 연관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보편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 글은 카메룬의 상황화 현황을 조사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카메룬의 복음주의자들은 기독교가 그들의 상황속에서 이해될 수 있게 시도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시도의 성격과 범위는 무엇인가?’
상황화의 다양한 의미
1972년 쇼키 코에(Shoki Coe)가 이 용어를 만든 이후 상황화는 다양하게 정의되었다. 이 글에서 나는 상황화를 상황-출현 접근 방식(context-emergence approach), 즉 현지 문화(host culture)에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아웃-컨텍스트(out-context)(내부에서 외부로)[1] 접근 방식으로 살펴본다. 나는 이것을 ‘Ex-상황화(ex-contextuation)’라고 부른다. 이 접근 방식은 상황 내부에서 나오는 기독교의 표현, 형식 및 실천의 성육신적 출현을 강조한다. 그것은 기독교적 사고와 실천이 상황에서 나타도록 허용하는 내부자적(emic)[2] 이고, 내생적(endogenous)[3]인 접근 방식이다. 이 표현이 신학적이든, 예전적이든(liturgical), 목회적이든 간에, 그것은 어떤 상황에 뿌리를 두며 그 상황으로부터 비롯되어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게 된다.
Ex-상황화 접근 방식으로서의 상황화는 현지 현지 문화의 상황적 현실을 고려하여 표현된 성경적 진리에 대한 역동적 이해에서 비롯된다. 자신학화(self-theologizing) 능력, 즉 성경적이고 상황에 맞는 신학을 구성하기 위해 성경을 비판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에 의해 Ex-상황화가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상황에 대한 심오한 내부자적 이해를 가진 선교사들이 그 과정을 시작할 수도 있다.
나는 상황화의 본질 자체를 부인하며 종종 일부의 선교적 시도에서 나타나는 인-컨텍스트(in-context)(외부에서 내부로) 접근 방식과 Ex-상황화를 구별한다. 나는 인-컨텍스트 접근 방식을 상황-삽입 접근 방식(context-insertion approach)으로 설명하며 ‘Eis-상황화(eis-contextuation)’라고 부른다. 이 접근 방식은 서양과 같은 하나의 상황(context)에서 기독교 신앙의 표현, 형식 및 관습을 취하여 현지 문화의 문화적 현실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현지 문화 속에서 선교사 문화로부터 온 외국의 기독교 사상(예: 신학)과 관습(예: 예전)의 적용을 허용한다. 이 접근 방식은 외부자적(etic)[4] 이며 외생적(exogenous)[5]이다.
나는 인간의 문화안에서 기독교 신앙을 나타내려는 시도로서 상황-출현 접근 방식이 비판적으로 수행되는 것이 더 나은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독교 신앙이 다양한 문화의 내적 논리와 세계관에 따라 표현될 때 문화가 그것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Ex-상황화는 각 문화가 예수님이 주님이라는 고백의 의미를 맞춤화하고, 토착화하고, 명확히 할 수 있게 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6] 카메룬의 상황화에 대한 나의 평가는 이러한 Ex-상황화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카메룬의 지리적, 사회문화적, 종교적 현황
카메룬은 중앙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틈새 국가이다. 공식적으로 카메룬 공화국으로 알려진 이 공화국은 면적이 475,000km²이상이며 인구는 약 2,500만 명이다. 260개에 가까운 소수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카메룬은 인구, 사회 문화, 민족 및 언어적 다양성을 갖고 있는 거대한 모자이크와 같은 나라이다.
카메룬은 세속 국가이지만 아프리카 전통 종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종교적 배경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기독교에 관하여, 로치 은탄케(Roch Ntankeh)는 카메룬 인구의 70%가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한다.[7] 카메룬의 지배적인 기독교 전통에는 로마 가톨릭, 안식교, 개신교가 포함된다. 개신교 전통은 칼빈주의, 루터교, 침례교, 감리교, 성공회, 오순절파 또는 은사주의와 같은 교파들을 통합한다. 이 개신교 교파의 대부분은 전반적으로 복음주의 운동에 속한다. 이 글에서 ‘복음주의자(evangelicals)’라는 용어는 주로 이러한 개신교에 속한 교파들을 가리킨다.
카메룬의 상황화
나의 견해로는 기독교 신앙을 카메룬의 현지 문화로 나타내려는 복음주의자들의 시도는 주로 ‘상황-출현’보다는 ‘상황-삽입’의 방식에 속한다. 이런 경향은 선교적, 예전적, 신학적 차원과 같은 다양한 차원에서 나타나는 기독교 신앙의 복음주의적 표현에서 두드러진다.
1. 선교적(kerygrmatic) 차원
선교적(kerygmatic)이란 설교/교육과 관련된 것을 의미한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일반적으로 카메룬의 많은 복음주의 교회에서 복음의 내용과 전파 방법이 모두 해외 서구 모교회와 거의 일치한다. Église Presbyterienne du Cameroon(EPC)의 경우를 예로 들면, 카메룬 선교학자인 삽 장 뒤클레어(Sap Jean Duclaire)에 따르면, 현재 EPC에서 사용되는 교리 문답과 신앙 교리는 바사(Bassa, 카메룬의 모국어)로 번역된 것조차도 거의 예외 없이 칼빈주의 웨스트민스터 교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8]
예를 들어, 카메룬의 많은 복음주의 교회에서 사용되는 설교학(homiletics)의 원칙과 방법은 여전히 서구의 내적 논리나 인식론적 가정을 매우 많이 반영하고 있다. 구절 기반 설교(강해 설교 및 본문 설교)를 생각하든 주제/주제 기반 설교(주제적, 전기적 또는 통시적 설교)를 생각하든, 이러한 설교 방법론은 서양의 합리적/개념적 사고 패턴에 내재되어 있다.
많은 카메룬인들이 식민 시대로부터 물려받은 서구식 교육 시스템에 노출되고 다른 서구식 생활 방식을 채택하여 서구식 사고 방식을 많이 흡수했지만, 대다수의 카메룬인들은 여전히 인식론적,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을 위한 복음 전달의 방법론에는 이러한 정체성을 반영하여 내레이션, 속담, 비유 및 수수께끼와 같은 의사소통 방법에 익숙한 현지인들에게 그리스도에 대한 효과적인 전달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일부 시골 지역에는 상황화를 거의 또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독교 신앙을 전수받은 오지의 소수 민족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카메룬 북서부의 음보로로족(Mbororo people)의 선교 활동이 좋은 예다. 카메룬 바멘다에 있는 복음주의 신학 연구소의 설립자이자 소장인 음보로로족의 선교 전문가인 푸방 엠마누엘(Fubang Emmanuel)은 이 공동체 내에서 복음 전파에 필요한 소통의 뚜렷한 상황적 부재를 비난한다. 그는 ‘ 카메룬 음보로로족 사이에서 복음 전파, 교회 개척, 제자 양육이 상황화되지 않았다’고 개탄한다.[9]
2. 예전적(liturgical) 차원
카메룬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예배 형식의 상당 부분은 서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순절 예배 형식은 아주사(Azusa) 거리에서 비롯된 예배 형식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오순절파 이외의 많은 복음주의자들은 그들의 모교회인 서구 교회의 예전 양식을 유지했지만, 그들 중 일부는 지역적 색을 입히기 위해 그 양식을 부분적으로 가볍게 수정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카메룬 복음주의자들 사이의 예배 형식은 현지의 사회문화적 현실에서 도출된 창의적이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새로운 방식을 반영하는 대신 외부 출처에서 주로 채택되었다.
카메룬의 복음주의 찬송가의 레퍼토리는 기본적으로 서양식이다. 성가대가 예배 중에 부르는 대부분의 찬양곡들은 서양, 특히 미국에서 온 것이다. 카메룬 민족음악학자 은탄케 로흐(Ntankeh Roch)는 서양 선교사들로부터 물려받은 찬양이 유지되고 있으며 ‘[복음주의] 교회의 음악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언급한다.[10]
카메룬에서 복음주의 찬양곡 중 또 다른 상당한 양을 차지하는 부분은 나이지리아에서 나온다. 요루바(Yoruba) 또는 이그보(Igbo)와 같은 대중적인 나이지리아 언어로 된 찬양을 듣는 것은 예배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다. 카메룬의 예배와 찬양 음악이 나이지리아화되는 현상은 일부 문화에 민감한 카메룬 기독교인들에 의해 비난을 받아왔다.
현지 악기를 사용하여 예배나 찬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교회, 특히 도시 공동체에서는 서양 악기를 사용한다. 서양의 현대 악기와 현지에서 만든 악기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교회는 거의 없다. 전통 악기만을 사용하는 예배는 일반적으로 오지에 있으며, 이는 현지에서 만든 악기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 아니라 서양 악기를 구입할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 드물게 현지 악기, 리듬 및 음계를 사용하여 발리 뇽가(Bali Nyonga, 카메룬의 모국어 중 하나)로 작곡하고 노래한 어떤 사람은 복음주의 교단에서 심한 박해를 받았으며 그에게는 ‘혼합주의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3. 신학적 차원
카메룬 신학자들의 수가 늘고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서구 신학의 틀을 사용하여 학생들을 양성하는 성경 기관 출신이다. 이러한 경향은 카메룬에서 신학 훈련을 위한 교훈적 뒷받침 역할을 하는 교과서에서는 서구 신학이 검증 가능하다는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신학은 상황을 반영하므로 서구의 상황에서 나온 신학은 서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카메룬 복음주의자들의 신학적 성찰 대부분이 자신들의 신학이 자신들의 환경에서 생겨나게 하는 대신에 서구 신학을 그들의 지역 상황에 적응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신학이 진정으로 현지화가 되려면 그것이 카메룬 땅에서 싹트고 지역색으로 물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복음주의자들의 신학은 상황-삽입 모델에 따라 형성된다.
상황-출현 모델
복음주의자들이 카메룬에서 복음을 토착화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몇 가지 사례가 있다. 카메룬 복음주의 루터교 교회(EELC, Église Évangelique Luthérienne du Cameroon)가 그 중 한 예다.
EELC 교회는 카메룬 도시의 상황화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도시 지역의 교회는 국제적이고 다문화적이기 때문에 루터교 신도들은 때때로 예배 중에 공식 언어(프랑스어와 영어)와 회중에서 대표되는 모국어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여 예배 방식에 변화를 준다. 이러한 다문화 예전 방식은 예배 중에 현대의 노래와 전통적 노래를 통합하는 것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때때로 회중의 구성원이 되는 현지의 소수 민족은 지역 합창단을 구성하거나 현지의 멜로디, 음악적 리듬 및 음계, 전통 악기를 사용하여 노래하는 것이 허용된다. EELC 교회는 또한 현지어와 현지인의 멜로디로 기독교 찬송가집도 제작한다.
농촌 지역에서는 루터교 회중을 위한 설교/양육 및 예전이 특정 지역 사회에서 사용되는 현지 언어로 이뤄진다. 내가 관찰하고 루터교 장로[11] 와의 인터뷰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시골 지역의 전례는 전통적인 멜로디, 화음, 리듬 및 현지 악기를 이용한 음계로 노래한다. 성가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설교/교육은 현지 언어로, 그리고 그 언어로 번역된 성경으로 이루어진다. 안수식, 성찬식, 그리고 심지어 물세례와 같은 교회 예배의 다른 부분들은 현지의 언어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강한 토속적인 맛을 전달한다.[12]
앞으로 나아갈 길
카메룬의 복음주의자들은 기독교 신앙을 충분히 상황화하지 못했으며, 카메룬의 상황화에 대한 접근 방식은 주로 상황-삽입이었다. 이 상황을 개선하고 카메룬 문화속에서 기독교 신앙의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게 하기 위해 카메룬 복음주의자들은 그들이 진정한 아프리카인이면서 진정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은 복음의 핵심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한 필요할 때마다 기독교를 아프리카화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카메룬 복음주의자들은 또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그들의 문화에서 복음 전파를 촉진할 수 있는 귀중한 연결점을 발견해야 한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로서 아프리카의 사상과 문화를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미주
- I first heard the word out-context from Prof. Yemey Samuel in a discussion on Reseau des Théologiensd’Afrique Francophone, a WhatsApp group that brings together close to 300 Francophonetheologians in Africa.
- ‘Emic’ defined as ‘involving analysis of cultural phenomena from the perspective of one who participates in the culture being studied’,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emic.
- Something ‘produced or synthesized within the organism or system’,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endogenous.
- ‘Etic’ defined as ‘involving analysis of cultural phenomena from the perspective of one who does not participate in the culture being studied’,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etic.
- Something ‘introduced from or produced outside the organism or system’,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exogenous.
- Dean Gilliland, ‘Introduction’, in The Word Among Us: Contextualizing Theology for Mission Today,ed. Dean Gilliland (Eugene, Oregon: Wipf & Stock Pub, 2002), 3.
- Roch Ntankeh, ‘Local Arts and the Missionary Task in Cameroon’, Global Christian Forum on Arts and Christian Faith, no 9, (2021) : 2.
- Jacques Duclaire SAP (2020), ‘Le Royaume comme Paradigme d’une Théologie Biblique du Discipulat’,Revue Africaniste Inter-Disciplinaire, no 14, (2021) : 156.
- Interview by the author, November 17, 2022.
- Roch Ntankeh, ‘Local Arts and the Missionary Task in Cameroon’, Global Christian Forum on Arts and Christian Faith, no 9, (2021) : 2.
- Interview of Saidou Harouna, elder in Église Évangelique Luthérienne du Cameroun, Ngaoundéré, Cameroon, by the author, November 16, 2022.
- Editor’s note: See article by D.J. Oden entitled, ‘Keys to Contextualized Church Planting in Thailand’ in the November 2020 issue of Lausanne Global Analysis, https://lausanne.org/content/lga/2020-11/keys-to-contextualized-church-planting-in-thailand.